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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실패 이력과 그리고...

category 영어 실패기 2017. 1. 9. 11:48

악연이다. 나름 참 기나긴 연이다.

중학교때는 수첩에 영어를 한글로 써 가며 외던 기억이 있다. 

뭘 그렇게 외었는지 그 내용은 기억에 없다.

덕분에 영어 시험은 잘 봐왔던 것 같다.

그때는 외기만 하면 성적은 잘 나오던 시절이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성문 종합 영어", "맨투맨"을 만나게 된다.

열심히 왼다. 문법도 외고, 단어도 외고.

문법과 단어를 많이 알면 언젠가는 영어를 잘 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었다.


대학교에 가서는 교양으로 영어 회화를 들었다.

발음이 좋지 않다고 교수님께 지적당한 일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다가 기술 고시를 준비한다.

기술 고시 1차 시험에는 영어 시험이 포함되어 있다.

그때의 영어 시험은 필기가 전부이다.

문법과 단어, 독해, 지겹도록 했다.

지금의 문법과 단어, 독해 실력은 이때 거의 완성된 듯 하다.

이때의 문법 위주의 공부와 시험 위주의 컽핧기 식의 단어 암기가 나중에 듣기, 말하기 공부하는데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한번 문법 위주의 번역 메커니즘이 머리속에 자리잡으면 습관처럼 작동하는 듯 하다. 

영어가 들려오면 자동으로 문법에 의한 번역기가 머리에서 작동한다.

영어를 영어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나중에 번역기가 내 머리속에서 작동한다는 것을 인식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마지막 한판을 준비하면서 "Effortless English 시스템"을 공부할때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인식 후에 수정하는데도 고생을 했다.


기술고시 2차를 실패하고, 대학원에 들어간다. 

원서를 봐야 했다. 읽고 해석하는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많은 문법과 읽기에 시간을 투자했었던 것 같다.


직업을 IT쪽으로 선택하면서 외국의 자료를 많이 참조하게 된다. 

특히 대부분의 구글 검색 결과를 영어권에서 얻다보니 독해가 주요 관심사였다. 


외국계 IT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갖는다.

그리고 외국에서 일을 하면서 세상을 무대로 넓게 살아보고 싶다는 꿈도 갖는다.

그러나 듣고, 말하기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한다.

외국 IT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 기회가 없는지 기웃거린다.

그런 기회가 성사되려고 하다가도 무산된다.


직장을 가지면서부터 영어에 대한 애증이 쌓여간다.

독해에 대한 능력이 있어서 자료 검색을 할때 원서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영어 읽기가 되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는 많은 정보를 얻는 듯 했다. 

그러나 듣기, 말하기가 되지 않아 외국계 기업에서는 일을 못한다.


우리 나라를 벗어나서 일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아직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만 살다가 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마음은 나중에는 후회로 남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한다.

한번 사는 인생, 소위 복지국가, 행복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과도 인생 얘기를 해 보고 싶고, 

이곳 저곳에서 일을 하면서 세상의 멋있는 풍광도 보고 싶다.


근데, 이눔의 영어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은 직업을 위해서 IT 공부를 해야 했고, 

결혼을 해서는 돈을 벌기 위해서 IT 공부를 해야 했고,

이제는 안정적인 Job을 위해서 IT 공부를 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영어에 대한 끈을 놓지 못하고,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하고만 있었다. 


2003, 2004 년 정도에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라는 책을 만나게 된다.

제공되는 듣기, 받아쓰기용 오디오 자료로 한때 열심히 듣기를 했다.


결혼을 하고서도 2008년 정도, 6개월간 필리핀으로 영어 연수를 가기도 했었다.

그리고 티 안나게 영어를 해 보겠다고 출퇴근 시간에 들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일이 바빠지면 포기하던 때도 있었다. 

또는 IT의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쪽 공부에 더 끌려서 그 공부로 돌아서던 때도 많았다.


그렇게 세월이 간다. 

그러다 다시 2016년, 달봉이는 새해 신년 목표를 새운다. 


1) 자격증 따기

2) 영어 공부


자격증은 IT 관련된 것으로서 직업상 필요해서 목표로 세웠다. 

영어는....이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평생을 따라온 "적"이다.

언젠가는 결판을 내야 하는. 


프리랜서로 일해오던 직장을 8월에 그만 두게 되었다.

남은 시간에 IT 자격증을 취득한다.


11월부터 영어 주변을 맴돈다. 

12월부터는 이것을 다시 해 볼까하고, 이것 저것 뒤적 뒤적거려 본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해 볼 생각에 기존에 알고 있던 영어 학습 이론을 다시 펼쳐본다.

"영절하".

오디오 자료를 이것 저것 모아본다: 영절하 오디오 자료, IT Matters, Rosettta stone, 무료 영화

영어학습 시간표를 작성한다.

영어 학습을 시작해본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스케쥴과 오디오 자료를 갖추기 위해서 시간와 열정이 집중된다.  


해가 바뀐다.

이렇게 된 김에 이제 함 칼을 뽑아보자고 결심을 하게 된다.

2017년, 이제는 이 녀석과의 악연을 끊어야 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이 녀석을 극복하든지 깨끗히 포기하고 더는 욕심을 부리지 않든지.

 

포기를 하게 되면 영어가 필요한 job에 대한 꿈과 희망은 더 이상 품지 않게 될 것이다.

더불어 언제가 지구상의 현존 최대 행복국가들이 있는 북유럽에 가서 그들의 인생관에 대해서 논해 보겠다는 꿈도 포기하는 것이다.  


제발 그렇게 되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서

"마지막 한판"을 준비한다.